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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l that Zagni
아무리 몸부림쳐도 길이 보이지 않는다고 자정을 넘긴 길바닥에 앉아 소주를 마시며 너는 울었지 밑바닥까지 내려가면 다시 올라가는 길밖에 없을 거라는 그 따위 상투적인 희망은 가짜라고 절망의 바닥 밑엔 더 깊은 바닥으로 가는 통로밖에 없다고 너는 고개를 가로저었지 무거워... 더이상 무거워 지탱할 수 없는 한 시대의 깃발과 그 깃발 아래 던졌던 청춘 때문에 너는 독하디 독한 말들로 내 등을 찌르고 있었지 내놓으라고 길을 내놓으라고 앞으로 나아갈 출구가 보이지 않는데 지금 나는 쫓기고 있다고 악을 썼지 살아 있다는 것은 아직도 희망이 있는 것이라는 나의 간절한 언표들을 갈기갈기 찢어 거리에 팽개쳤지 살아 있는 동안 우리가 던지는 모든 발자국이 사실은 길찾기 그것인데 네가 나에게 던지는 모든 반어들도 실은 네가..
» 미국 햄프셔 칼리지 학생들. 이 학교는 자유교양 또는 인문교양대로 번역할 수 있는 4년제 정규대학 ‘리버럴 아츠 칼리지’의 하나로, 〈인생을 바꾸는 대학들〉이라는 책에 나오는 40개 학교에 들어간다. 매우 미국적인 학제인 자유교양대는 세부전공보다 전반적인 교양과 지식을 쌓고 학생 개개인의 인성을 계발하며 사회정의 의식을 폭넓게 기르는 게 좋다는 철학을 갖고 있다. 큰대학들과는 지향이 다른 이들 대학에 미래가 있다. 〈인생을 바꾸는 대학들〉에 나오는 40개 학교 중에 역시 햄프셔 칼리지가 들어 있었다. 그 외에는 모두 처음 들어보는 학교였다. 그는 햄프셔 칼리지의 특징을 다음과 같이 열거한다. 우선 진보적인 자유교양대를 지향하므로 교수진의 사회의식이 투철하다. 학년 구분이 없고, 서클도 없으며, 체육특..
1. 고운 그대 머리맡에 노래 하나 놓아두고 나 다시 길을 떠난다 아침이 오는 곳으로, 그 빛의 땅으로 2. 아침엔 아침노래로 저녁엔 저녁노래로 그대와 만나고 싶었는데 스물 한살엔 스물 한살의 시로 스물 아홉살엔 스물 아홉살의 시로 그대 앞에 서고 싶었는데. ... 3. 그대 내게 준 꽃씨 하나 가슴에 품고 나 다시 길을 떠난다 길 없는 길을 걸어, 푸른별을 찾아
그날 오후에는 윈톤 켈리의 피아노가 흘렀다. 웨이트리스가 하얀 커피잔을 내앞에 놓았다. 그 두툼하고 묵직한 잔이 테이블위에 놓일 때 카탕하고 듣기 좋은 소리가 났다. 마치 수영장 밑바닥으로 떨어진 자그마한 돌멩이처럼, 그 여운은 내귀에 오래도록 남아 있었다. 나는 열여섯이었고, 밖에는 비가 내렸다. 그 곳은 항구를 낀 아담한 소도시, 남쪽에서 불어오는 바람에서는 늘 바다 냄새가 풍겼다. 하루에 몇 번인가 유람선이 항구를 돌았고, 나는 수없이 그배에 올라타 대형 여객선과 도크의 풍경을 질리지도 않고 바라보곤 했다. 설사 그것이 비 내리는 날이라해도, 우리는 비에 흠뻑 젖어 가며 갑판 위에 서있었다. 항구 근처에 카운터 외에는 테이블이 딱 하나밖에 없는 조촐한 커피집이 있어, 천장에 붙어 있은 스피커에는 재..
... 그 약속은 인간과 신 사이의 엄숙한 서약(covenant)이다. 신의 이름을 아는 것, 말하는 것은 신의 '법'을 따르는 것이다. 존재하기 위해, 되기 위해 신은 거기, 그 이름의 장소에 있을 것이므로. 그리하여 너는 그 이름을 말할 수 있으며, 이때 신의 법은 생존의 법이며 살아가기 위한 법이다. 모세의 서약은 인간이 신과 맺은 협상이자 계약이다. 너는 이렇게 하여라, 그리하면 나는 이렇게 하리라, 내 법을 따르면 너는 살아남을 것이라는. 서약을 통해 신이 말하는 것은 "살아가라"는 명령이다. ... - 동물.괴물지.엠블럼 - 중세의 지식과 상징, 최정은, p 41
... 11분. 세상은 겨우 11분밖에 걸리지 않는 무언가의 언저리를 배회하고 있다. 사람들이 결혼하고, 가정을 유지하고, 아이들의 울음을 참고, 집에 늦게 들어오면 그 이유를 설명하느라 애쓰고, 제네바 호수 주변을 같이 산책하고 싶은 수십 명 혹은 수백 명의 다른 여인들을 쳐다보고, 자신들이 입을 비싼 옷을 사고, 그것보다 더 비싼 옷을 자신의 부인을 위해 사고, 자신이 잃어버린 것이 무엇인지도 모른 채 그 잃어버린 것을 보충하기 위해 창녀에게 돈을 지불하고, 화장품·다이어트·운동·포르노·권력이라는 거대산업을 부양하는 것은 바로 하루 24시간 중 이 11분 때문이다. ... - 파올로 코엘류, 일곱 가지 대죄 (3) 음욕, 조선일보 3월 22일자 그 자신의 소설 11분에서, 주인공 마리아의 일기 형식으..
영화를 보고 싶어졌어, 친구가 보고 싶어졌어 거울속 날 피하지 않게 됐어 잠이 늘었어 커피의 향기를 즐기며, 어여쁜 여인에 반하고 멋있게 날 꾸며 보고 싶어져 웃음이 늘어 운동이 좋아, 아침을 기다려 가능하면 밥은 거르지 않으려 해 너의 사진에 무표정해졌어 슬프지 않은 내 모습이 보여 음악이 좋아, 함께 듣던 노래도 처음 만난 그 날도 무심히 지나가 요긴하다며 너의 선물도 써 슬프지 않은 내 모습이 보여 - 조규찬, 잠이 늘었어 요즘 부쩍 잠이 늘었습니다. 밤에도 자고, 낮에도 잡니다. 어느 순간 정신 차려 보면 침대에 누워있어요. 친구들은 아픈 것이 아니냐고 걱정합니다. 하지만 별 일 없는 걸요. 그저, 잠이 늘었을 뿐이랍니다. :)
소설가 김지우가 죽었다. 작가의 다 큰 딸은 블로그에 이렇게 글을 남겼다. “다른 사람들은 우리들 곁에서 지켜봐줄 거라고 말했지만 나는 엄마가 우리들 잊고 편하게 갔으면 해. 힘들었던 일들, 고통 받았던 일들 다 잊고, 다시 새로워졌으면 해” ...몇년 전 김성욱 형의 죽음이 떠올랐다. 말썽꾸러기 같았던 사람. 재산도 가족도 없이 책 몇 권만 달랑 남기고 떠났던 사람. 그도 그 곳에서 잘 지내고 있을지. 다들 부디, 평안하기를.
1. 좀더 성숙해진 것 외엔 달라진 게 없었어 이젠 속물이 다된 나의 모습이 부끄러웠어 7년이란 긴 시간이 세상을 할퀴고 지나가며 아마 한 명쯤은 하고 너를 지켜줬나 봐 다시 만날 수 없을 것처럼 헤어졌던 우리가 마치 약속이라도 한 듯 이렇게 만나게 된 건 우리들이 살고 있는 지구라는 이해하기 힘든 곳이 책에서 배웠던 것처럼 둥글기 때문일까 얽혀진 실타래처럼 어렵고 힘든 세상에서 이젠 혼자로 남아 허기지게 쓸쓸할 때 아름다웠던 지난날의 널 만나게 된건 다시 꿈을 꾸기 시작하란 의미일까 2. 너를 꼭 닮은 여자아이가 나를 보며 웃네 아마 당황한 내 모습이 우습게 여겨졌나 봐 우연이란 결국 필연의 또 다른 모습임을 알았다면 좀 더 의연한 모습으로 너를 반겼을 텐데 얽혀진 실타래처럼 어렵고 힘든 세상에서 이젠..
중앙일보 인물정보에서 쓴 소리를 쏟아낸듯 해서 봤더니.. 성형 문제는 짧게 언급하고 닮은 꼴 연예인에 대해 이야기 한 것이 전부다. 그래도 핵심을 찌르는 제목- 닮은 꼴 연예인, 성형이 닮았다. .. 대한민국은 가상이 현실을 이미 '지배'하고 있는 시기에 들어섰다. 중앙일보 인물정보_닮은 꼴 연예인, 사실은 성형이 닮았다. 한미 FTA 문제에 대해 정태인씨가 역시 쓴 소리를 한다. 대체 지금 왜 해야하는 지에 대한 비판이다. 한미FTA 에 관심있는 분들은 꼭 읽어보시기를. 레디앙_교조적 시장주의자들이 문제입니다 - 정태인 일본에서는 블로그 내용을 자비를 들여 책으로 묶어내는 서비스가 인기라고 한다. 얼마전 새벽숲님, 저공비행사님들과 함께 진행했던 프로젝트도 역시 비슷한 것... 맞다. 책값내고 책 받아봐..
"저, 저, 뭔가 말해줘."하고 미도리가 내 가슴에 얼굴을 묻은채 말했다. "무슨 이야기?" "뭐라도 좋아. 내 기분이 좋아질 만한 것." "너무 사랑스러워." "미도리"하고 그녀가 말했다. "이름을 불러줘." "너무 사랑스러워, 미도리"하고 나는 고쳐 말했다. "너무라니 얼마만큼?" "산이 무너져 바다가 메워질만큼 사랑스러워."미도리는 얼굴을 들고 나를 보았다. "자긴 정말 표현이 유니크해." "네게서 그런 말을 들으니 흐뭇한데" 하고 나는 웃으면서 말했다. "더 멋진 말 해줘." "네가 너무 좋아, 미도리." "얼마만큼 좋아?" "봄날의 곰만큼." "봄날의 곰?" 하고 미도리가 또 얼굴을 들었다. "그게 무슨 말이야, 봄날의 곰이라니?" "봄날의 들판을 네가 혼자 거닐고 있으면 말이지, 저쪽에서 벨벳..
▲ 백은하_너의 노래는 나의 힘_마른꽃잎과 펜드로잉_2003 그래, 너의 노래는 나의 힘. 네가 있어줘서 고마워, 네가 너 있는 모습 그대로 있어줘서 고마워, 라고 말할 때 내 못생긴 손과 내 부슬부슬한 머리와 내 동그란 코를 아름답다고 말할 때 그래, 너의 노래는 나의 힘. 너의 노래는 나의 힘. 나의 힘.
내 뜰에는.. 꽃들이 잠들어 있네 글라디올리스와 장미와 흰 백합 그리고 깊은 슬픔에 잠긴 내 영혼 난 꽃들에게 내 아픔을 숨기고 싶네 인생의 괴로움을 알리고 싶지 않아 내 슬픔을 알게 되면 꽃들도 울 테니까 깨우지 마라 모두 잠들었네 글라디올리스와 흰 백합 내 슬픔을 꽃들에게 알리고 싶지 않아 내 눈물을 보면 죽어버릴 테니까 그러니까 나는, 잘나지 않았더라도, 돈이 없더라도, 세상에 쓸데가 하나도 없는 무지렁뱅이라고 해도, 이렇게 살아가고 싶어. 매일 힘겹게 눈뜨는 이른 새벽, 싸한 외로움이 가득 밀려와도, 피곤에 지친 모습으로 돌아오는 저녁, 사랑해주는 사람 하나 없어 마음이 메여와도- 나는 사랑할 수 있으니까, 상관없잖아. 이들처럼, 이들처럼 쉰이 되고 예순이 되고 일흔이 되더라도 아름답게, 그렇게 ..
도대체 사랑은 왜 나를 변온 동물로 만드는 걸까? 정답은 나와 있지 않다. 좋아해, 좋아해, 좋아해, 좋아해. 만나고 싶어, 만나고 싶어, 만나고 싶어. 정상 체온으로 돌아온 지금은 이해가 안 가지만, 한창 좋아한다고 느낄 때는 다른 생각은 떠오르지 않는 법이지. 억지로 참고 있으면 상처를 입게 된다. - p99 뺨이 뜨거워지는 걸 느꼈다. 나느 지금 그를 사로잡는 척하면서 그로 하여금 자신을 사로잡도록 하고 있다. 계속 갖고 있고 싶었던 것을 요즘 와서 급속히 빼앗기는 듯한 느낌이 든다. 그건 아마도 남에게 빠져들지 않으려 하는 긍지 같은 것이리라. 형편없는 노래다. 그런데도 왜 이다지 내 마음을 파고드는 걸까? 그는 알고 있다. 오직 그만이 내 마음을 파고들 방법을 알고 있다. -p201 누군가하고 ..
워너 홈비디오 코리아에서, 프렌즈 : 베스트 오브 버쓰데이 DVD 출시 기념으로 프렌즈 영어 단어집 다운로드 서비스를 하고 있습니다. 장소는 홈페이지, 기간은 2008년 1월까지. 내용은 위의 DVD에 나오는 단어들로, 주로 미국의 생일 파티 문화를 익힐 수가 있다고 하네요. 워너 홈 비디오 코리아_프렌즈 영어 단어집 다운로드 이벤트 페이지 한겨레말글 연구소에서는 2차 학술 대회를 열어 "외래, 번역 문투가 우리글 뼈대까지 흔"들고 있다고 이야기합니다. 자료집은 한겨레말글 연구소 홈페이지 공개자료실에서 다운 받을 수 있습니다. 글 쓰시는 분들은 한번쯤 읽어봐도 좋을 내용들입니다. 자료실에선 한겨레 결체도 다운받으실수 있습니다. 한겨레말글연구소 공개자료실
오랫만에 들린 찹이의 블로그에서 좋은 글을 만났습니다. 사랑하는 당신...... 나, 당신 곁에 늘 머물겠습니다.가슴으로. 눈빛으로. 소리없이. 환하게. 케찹님_속이 화려한 김밥이 빨리 상하듯 삶이 화려할수록 영혼이 상해요 오로지 이익 때문에 안좋은 것을 강제로 사라, 먹으라 하고 있습니다. 인간이 한 짓으로 인간이 돌려받는 죄라지만, 광우병을 낳게한 사람들은 그것은 자기들 탓이 아니라고만 합니다. 현재 세계의 인간 광우병 환자는 약 200여명입니다. gregor님_미국산 수입 쇠고기를 둘러싼 흉흉한 소식들 백화점서 66만원에 산 코트값의 원가는 얼마일까요? 7이나 8로 나누면 원가가 나온다고, 제 값 다주고 백화점에서 옷사는 사람은 바보라고 하는 군요. 한겨레_[추적] 30%는 백화점 수수료…실제 생산..
- 남자에게 의존해 살아가는 여자는 자신의 운명을 타인에게 맡기는 꼴이 되기 때문이다. 그것은 분명, 굉장한 위험이다. 현명한 여자는 자신이 남자를 선택할 수 있기를 바랄 것이다. 그 기준은 생활비를 자신이 벌 수 있는지 그렇지 않은지에 관한 것이 된다. - 몰락의 가능성과 혼란이 지배하는 사회에서는 어떻게 살면 좋을까, 라는 것을 생각하지 않아도 그럭저럭 해결되는 듯한 문화가 준비되어 있다. 그런 문화는 받아들이는 대상의 사고를 없애 버려야만 무리가 따르지 않는다. 예를 들어 다이어트, 에스테(피부 관리), 패션, 텔레비젼의 버라이어티 프로그램, 코미디, 텔레비젼 게임(플레이스테이션), 가요나 가라오케(노래방) 같은 것들이 그것이다. p82 - 연애를 본뜨고 있는 것은 아닌가 싶은 커플도 있다. 텔레비..
최근에 나온 무라카미 류의 책 가운데, 그나마 읽을만한 책. 메일진의 칼럼으로 연재되던 글이어서 그런지 읽기에도 부담이 없다. 사회/경제적 관점으로 우리가 말하는 "연애질"이란 것에 대하여 실랄하게 이야기 한다. 말 그대로 능력없는 자에게는 연애도 없다-이다. 그런데 이 아저씨의 뇌는 아주 오래전에 이미 굳어버린 것인가. "사람은 모두 다르다"는 인정한다. 평등 따위는 없으며, 자신의 사회적 위치와 능력, 경제적 부의 소유 여부에 따라 인생은 정말 많이 달라진다. 하지만... 이런 주장은 ㅡ_ㅡ;; 1987년에 나온 "사랑과 환상의 파시즘"에 등장한 자신의 주장과 한치도 달라진 것이 없는 거잖아...ㅡ_ㅡ;; 그래도 이 책이 읽어볼만 한 것은, 우리가 알고 있으면서도 말하지 않고 있던 "연애와 결혼"이라..
하루가 지나 이틀이 지나 삼사오육 칠일도 지나혹시나 해서 너의 얼굴을 떠올리자마자 기억나 이런 제길 잊었다고만 매일 생각했는데근데 하나도 잊지 못했지 뭐야어쩌란 말야 이렇게 생각이 나면 울 수도 없잖아하늘을 날아가 봐도 바다에 발 담궈도 내 옆에 너만 도대체 엘리엇 스미스는 왜 죽어 가지고서 날 슬프게 하는 거야 하루가 지나 이틀이 지나 삼사오육 칠일도 지나혹시나 해서 너의 얼굴을 떠올리자마자 기억나이런 제길 잊었다고만 매일 생각했는데랄라라랄라 랄라라랄라 라 랄라 랄라라랄라 랄라라랄라 라라- 만화 '크래커'OST 에서어제는 광명음악밸리 사무국에 가서박준흠 님을 만나고 왔습니다.서로 추천할 만한 음반에 대해서 이야기하다가툭- 하고 튀어나온 말-"저랑은 취향이 다르시군요."랄라~ 그래도 전,소규모 아카시아 ..
정말 견디기 힘든 지난 한 해였다. 일은 일대로 풀리지 않고 가슴은 답답하고 그런 모든 고민들을 털어 놓고 나눌 사람은 이미 나를 떠난 지 오래고... 잊으려 여러 사람 만나 보기도 하고 좋아하려고 사랑하려고 애써 봤지만 그럴수록 내 자신이 민망하고 창피하고... 그런 99년을 하루 남겨두고 그녀의 결혼 소식을 들었다. 멍하니 처음 만났던 청담동 cafe 근처를 이리저리 돌다가 성진 형 studio를 찾았다. 혼자서는 그 날을 보내기가 어려웠던 모양이다. 술 기운이 어느 정도 올랐을 때 난 태어나서 가장 서럽게 울어댔다. 멍청하게, 볼품없게, 지저분하게... 내 가사 속에선 그렇게 아름갑게 표현하려 애섰던 그 눈물은 결코 아름답지 못했다. 이제 정리(整理)하고, 정리(情理)하고 싶다. - 윤종신 8집, ..
아카시아 꽃에 바람 스칠 때 내가 꽃잎인 양 하늘거렸다. 너는 나를 꽃이게 하니까 햇살이 던진 그물에 나뭇잎 파닥일 때 내 가슴 한정 없이 뛰었다. 감추기만 하던 네 마음 나는 보았기 때문이지 혼자 걷고 혼자 아프고 혼자. 혼자. 혼자서 가끔 쓸쓸하지만 세상은 참 눈부시다. 짐짓 딴 곳을 보아도 네 마음 빛에 내가 밝아지기 때문이지 아아, 만장같이 나부끼는 사람들 속에서 나만이 너의 좋은 데를 안다. 안다. 안다. 어제도, 오늘도 아닌 내일로 가는 사랑을 꿈꾸니까
당신이 직업을 원하는 진짜 이유 부모님과 평생 함께 살 수는 없다.명함이 생긴다.옷을 멋지게 차려 입게 되며 옷을 더 사게 된다.집에만 쳐박혀 있으면 좀이 쑤실 테니까.꼭 데이트를 하지 않아도 새로운 사람들을 많이 만날 수 있다.회사 전화로 음성 메일을 보낼 수 있다.사교 모임에서 근사하게 말을 할 수 있다.점심 약속이 많아진다.자신의 스트레스를 남의 탓으로 돌릴 수 있다.유급 휴가- 배드걸 가이드, p96 www.badgirlswirl.com ...점점 별 걸 다 읽고 있습니다. -_-; 배드걸 가이드 카메론 터틀 지음, 수잔나 베탁 삽화, 김경숙 옮김 / 해냄(네오북) 나의 점수 : ★★★ 나쁘게 사는 것도 유행? -_-;
여성잡지에 나오는 모델들을 보면 깜짝 놀란다. 법의병리학자의 입장에서는 모델이라면 누구든 여위었다고 보게된다. 혹시 그들을 검시하게 되면 보고서에도 그렇게 쓸 것이다. 정상적인 신체에는 지방층이 있기 때문이다. -p139 여성/남성 '모델'들이 우리에게 보여주는 어떤 '꿈(또는 닮고 싶음)'이란 것은, 얼마나 '사람답지 않은' 것들일까. 그 사람답지 않은 것들을 '멋진 것'이라고 제시하며 돈을 챙기려는 사람들은 또 얼마나 많을까. 그리고 그 밖의 이야기들. 전체적으로 조금 피냄새가 많이 풍기긴 하지만, 읽을거리는 꽤 있는 책. ... 이 책을 읽다가 알게되는 가장 기분 나쁜 사실은, 법과학의 발전이 "더이상 예전의 방식으로는 살인을 이해할 수 없게된 1980년대"에 기반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자신이 찾는..
실연은 모두 다 고통이 따르지만, 다음의 여덟가지 경우는 그 고통이 더욱 심하다. 상대방의 일방적인 결정에 의해 통고받는 실연전혀 예상하지 못한 상태에서 갑작스럽게 일어난 실연애인에게 정신적이거나 물질적 투자를 많이 한 실연다른 애인이 생겨서 실연했을 때성격, 능력, 외모, 키 등의 이유로 생긴 열등감을 자극하는 실연첫사랑의 실연주변사람들에게 자신들의 사이가 너무 알려져 있던 실연친구나 가족 등이 자신의 주변에 없을 때 당하는 실연 등이다.- 인간과 성심리, 노명래, p115 글쓰기 위한 자료를 찾다가 우연히 본 책. 책 내용 자체는 성교육 교과서에 가까운 내용이므로 그리 추천하지는 않습니다. :) 인간과 성 심리 노명래 / 학지사 나의 점수 : ★★★
권태를 쫓아버리기 위한 시도에서 나는 '참여가 관심보다 먼저다'라는 원칙을 기억하면 크게 보탬이 된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우리들은 흥미가 유발되기 전에, 어떤 행동이나 계획에서라도 최소한의 참여를 감수해야만 한다. 실제로 참여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기 전에 흥미가 먼저 우리들을 자극해 주기를 기다린다는생각은 평생 동안 우리들을 상대적인 권태 상태로 붙잡아둘 뿐이다. 흥미가 먼저 찾아오기를 기다리는 과정은 사실상 자기를 증오하는 권태를 연장시키는 무의식적인 방법이며, 필요한 참여경험 없이 흥미만을 기대하는 신경증과 연결된다. 권태에 대처하는 실질적인 조치에서는 성취나 달성보다는 오히여 참여와 발전을 통해서 얻는 기쁨이 일차적인 목표다. - 절망이 아닌 선택, 디오도어 루빈 절망이 아닌 선택 디오도어 루빈 ..
1907년 9월 2일 세계에 종말이 닥친다. 그 사실을 모르는 사람은 없다. 베른에서도 다른 도시나 시골과 사정이 다를 것이 조금도 없다. 종말이 닥치기 한 해 전에 학교는 문을 닫는다. 미래에 대해 배울 까닭이 뭐가 있나? 남은 미래라 해 봐야 아주 짧은데. 수업이 영영 끝나 신바람이 난 아이들은 크람 거리에서 숨바꼭질도 하고, 아르 거리를 달리면서 강에다 돌멩이를 던지기도 하고, 박하사탕과 눈깔사탕에 동전을 죄다 쓰기도 한다. 부모들은 아이들이 하고 싶은 대로 하도록 내버려 둔다. 종말이 있기 한 달 전에 모든 업무는 마감된다. 연방의회는 회의를 중지한다. 스파이허 거리에 있는 전화국 건물은 침묵을 지킨다. 라우펜 거리에 있는 시계 공장도, 니데크 다리 건너에 있는 제분소도 마찬가지다. 남은 시간이 ..
La la la la la La la la la la la la la la ~ 벌써 일어 난거야? 창문을 열어줄까? 그럼 난 행복한 듯 고개를 끄덕여 너를 끌어 팔베개를 해 날 꼭 안고 너에게 속삭여. 아침 냄새가 좋아 꿈을 꿔. 함께 나빌 따라 가고 혼탁한 세상은 우리에겐 없는걸. La la la la la La la la la la la la la la ~ 조금 더 잘 거야 너무 일찍 얼어났다며 너는 이불속을 파들고 고양이는 눈치 챈 듯 자릴 피하고 다시 커튼을 치고 곤히 잠이 들어가네. 꿈을 꿔. 함께 나빌 따라 가고 혼탁한 세상은 우리에겐 없는걸. La la la la la La la la la la la la la la ~ 소규모 아카시아 밴드 소규모 아카시아 밴드 노래 / 드림비트 나의 점수 ..
그의 앞에는 캄캄한 절망의 벽만이 버티고 있었다. 하루 열네다섯 시간 일해도 끝이 보이지 않는 가난, 그에게 내일은 절망 이외의 아무것도 아니었다. 원망조차 할 수 없이 살아가는 그를 사람들은 성실하다 했다. 실은 희망도 분노도 없이 그는 절망하며 살아왔다. -p50 "땅 속에 누운 사람의 잠을 살아 있는 사람이 깨워서야 되겠소. 또 그럴 수도 없는 법이고. 원통한 넋이니 죽어서라도 편히 눈 감도록 해야지, 암. 그것이 산 사람들의 도리요 ...... 하기는, 이렇게 불편한 꼴로 묶여 있었으니 그 잠인들 오죽했을까만." -168 현대중공업이었던가. 80년대 중반, 처음 파업을 할 때 찍은 사진을 보고 왈칵 눈물 흘렸던 적이 있었다. 그때 그 아저씨들이 내세운 구호는 딱 세가지였다. 기억이 흐릿하지만 대충..
공부는 왜 하는가? 이 물음의 답하기에 앞서 공부란 원래 무슨 말이었던가를 현학적이지 않은 범위에서 언급해볼까 한다. ... 원래 공부(工夫)는 사람이 무슨 일에건 노력하고 연마하는 것을 가리켰던 듯 하다. '글공부'니, '소리공부'니, '십년공부 나무아미타불'이니 하는 우리말의 여러 용례들이 공부의 본뜻을 잘 나타내고 있다고 여겨진다. 송대의 성리학자들에 이르러 이 말은 주로 학문 수양에 관련해서 쓰였는데, 우리 조선조의 도학자들 역시 이 뜻으로 받아들였다. 바로 이 학문전통을 이어서 한국어의 공부란 말 뜻이 정착된 것이 아닌가 싶다. 어원적으로 보아 공부라고 하면 지식의 습득에 그치지 않고 저 자신에게 체득되어야 함이 긴요하다. - p162 공부의 즐거움 김열규.김태길.윤구병.장영희 외 지음 / 위즈..
"죽은 자는 그저 죽은 자에 지나지 않는다는 것- 그건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었을 터인데... 마음이 약해진 게냐? 예전 사랑했던 여자가 살아있다는 말에... 그럼 묻겠다, 문수. 그녀는 정말 죽었나?" "... 그래..." "그럼, 아무런 문제도 없지 않느냐?" " ... " " 지금... 이 세상은 거짓과 진실이 복잡하게 얽혀있는... 그야말로 혼돈이 그려낸 나선과도 같다. 허나, 흔들림만 없다면... 언젠가는 반드시... 그리고 완전하게.... 이 세상을 이겨낼 수 있을 게다. 왜냐하면, 그것이 곧 나선의 본질이므로...." - 신암행어사 7권, 평강공주와 온달편, 마지막 장면에서- 예전, 한용운님이 쓰신 "가갸날(한글날)"이라는 詩에는 이런 말이 나온다. "굳세게 생각하고 아름답게 노래하여요"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