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that Zagni
자신을 사랑하세요, 사랑하세요, 사랑하세요. 어떤 일이 있더라도 결코, 자신을 사랑하는 마음을 잃지 마세요. 당신의 마음에 남아있던 상처, 당신의 친구들, 연인, 부모, 직장 동료들이 남겨주는 쓰라림들, 가끔은 결코 용서하지 못할 것 같은 지난날의 후회스러운 결정들. 그 모든 것들이 당신을 바보같다고 놀리고 조롱하는 것처럼 느껴져도, 결코, 자신을 사랑하는 마음을 잃어버리면 안돼요- ...라고, 조근조근 말해주는 책.
응, 이런 꿈을 꾸는 것도 괜찮겠지. 너무나 낡은 시대의 글이라서, 오히려 신선하게 느껴지는 미야자와 겐지의 글 같은 꿈도. 처음에 읽을 때는 글이 잘 눈에 들어오지 않았다. 속독을 즐기는 타입인 내가, 처음 책을 잡고 다 읽기까지 생각보다 꽤 많은 시간이 걸렸을 정도니까(무려 한달). 이유는 단 하나, 맨 처음 글인 은하철도의 밤-에서 막혀버렸기 때문이다. ... 왜 막혔냐고? 실은 글에 나오는 거리가, 상상이 되지 않았다. 그 글에 나오는 꽃이름이, 풀이름이, 나무이름이 낯설어서- 그 고비를 넘기기가 참 힘들었었다(덕분에 어린이를 위한 식물도감책을 다시 읽을 예정이라는.). 겐지가 살았던 시대는 그런 시대. 이상한 이름의 기계들 보다는, 꽃과 풀과 별과 나무가 더 친숙하게 존재하던 시대. 그런 이름 ..
별 하나를 주다니 너무한 것 아니냐고 말할 사람도 있겠지만, 이 책에 붙어있는 번역자의 과찬이 불쌍하게 여겨질 정도로 나쁘다. 대충 이야기만 들으면 흥미가 생긴다. 죽은 네 사람이 각각의 풀어야할 사연을 가지고, 전혀 다른 사람의 몸을 빌어 지상에 돌아와서, 그 네 사람이 얽히고 설키면서 벌어지는 사흘동안의 이야기. 내가 아주- 좋아하는 스타일의 이야기다. 영화 "러브 액츄얼리"도 이런 구조. 서로 관련이 없는듯하면서도 끝없이 이어지는 인연의 고리. 하지만 유일하게 봐줄만한 것은, 저승에 대한 묘사뿐. 현실과 다를바 없는, 관료적인 공무원 세계처럼 보이는 저승에 대한 묘사. 그것만이 유일하게 재미있다. 두권으로 나뉜 이 책을 끝까지 읽어나가면서 속으로는 얼마나 화가 났는지. 단편 모음집인 철도원을 읽으면..
사실 이 책에 별 4개는 좀 과하다. 아사다 지로의 단편들의 모음이지만, 그 각각의 편차가 좀 심하기 때문이다. 특히 영화 "파이란"의 원작이라는 단편 "러브레터"는... (그 글을 읽으면서, 이 원작으로 이 정도의 영화를 만든 송해성 감독은 천재다-라는 생각까지 들었을 정도니까.).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손을 놓지 못하게 된 이유는, 오직 하나. 아사다 지로가 보여주는, 낮은 곳에 있는 사람들에 대한, 사회 부적응자, 또는 낙오자들에 대한 따뜻한 시선 때문이다. 퇴직을 앞둔 철도원, 3류 야쿠자, 실직한 회사원... 그런 사람들이 아사다 지로가 쓴 소설의 주인공이다. 그의 소설들에 우아하고 잘난 주인공들은 거의 나오지 않는다. 그리고, 아무 말 없이 묵묵히 바닥에서, 원칙을 지켜가며 한 사회를 버..
자자- 어렵게 생각하지 말고, 가볍게 읽어보세요. 버스 안에서나, 지하철에서나, 잠자리에 막 잠이 들 무렵에나. 그냥 가볍게, 친구와 잡담을 하듯. 예쁜 그림들에 예쁜 이야기들을 담고 있지만, 그 안에는 가난하고 비루하지만 좋은 친구들과, 좋은 강아지와 좋은 고양이와 좋은 옥탑방이 넘쳐나지만, 그래도 또 읽고 읽다보면, 가끔은 살풋이 느껴지는 짠내나는 슬픔들이 있답니다. 그와 같은 사람들, 나와 같은 사람들.우리같은 우주인들만이 느낄 수 있는, 그런 것들이.
말하지 않아도 좋은 친구는 그리 많지 않다. 일단 억지로 얘기하기를 그만두면, 몸이 오랜 세월에 길든 서로의 리듬을 마음대로 새겨준다. 그러면 대화는 느긋하고 매끄럽다.-p51 그래도 다도코로 씨는 멍하니 먼 곳을 보면서 고맙다는 말을 할 뿐이다. 딱히 웃지도 않고 위로하지도 않고, 도리어 미안하다고 하지 않는다. 하지만 그렇게 또 일상이 돌아온다. 나는 현실이란 그렇게 단순한 것이 아니라고 생각했는데, 그런 광경을 보면 사람이란 참 단순하다는 생각이 든다. 마음의 어둠을 처리할 장소가 있으면 조용한 사무실에서 비명을 지를 만큼 절박해지지 않는다. -p61 애도의 전화를 걸었을 때 그는 유독 명랑했다.정말 무언가를 잃으면 사람은 잠시 그렇게 된다. 그리고 일상에 섞여 정말로 외로운 때가 천천히 찾아온다...
첫째 제왕은 학문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정자(程子)가 말하기를 "함양(涵養)은 모름지기 경(敬)으로 해야 하고 진학(進學)은 치지(致知)에 있다"고 했습니다. 전하의 학문은 치지의 공부는 어느 정도 되었지만 함양의 공부에는 미치지 못한 바가 많습니다. 이 때문에 언사의 기운이 거칠어 아랫사람을 접하실 때 너그럽고 겸손한 기상이 적으니 전하께서는 이 점에 더욱 힘쓰소서. 둘째 아랫사람을 대하는데 위의(威儀)가 있어야 합니다. 신이 들으니 "천자는 온화하고 제후는 아름답다"고 했습니다... 신하가 말씀을 올릴 때에는 너그럽게 받아들이고 예모(禮貌)를 갖추어야 합니다. 귀에 거슬리는 말이 있더라도 그때마다 영특한 기운을 발해 깨우쳐줄 것이요, 일마다 겉으로 감정을 드러내고 스스로 현성(賢聖)인 체 자존하는 모..
좌로부터 조아라, 도리도리, 햇살, 자그니, 기준, 아키, 스릴, 민주모두에게, 좋은 추억을 만들어줘서 고마워요.
오늘의 주제가는 애즈 원, 사랑이 어색해. 옛 친구는 은근히 찌르는 것처럼 말하는 버릇이 있었다. 평소에는 참 다정하다가도, 뭔가 문제가 생기면 나를 탓하고는 했다. 당황한 내가 "그게 아니라..." 뭐라고 변명을 하려고 하면, "그럼 내가 잘못했다는 거에요?"라고 다시 화를 내곤 했다. 난 그 사람이 그때 왜 그랬는 지를 몰랐다. 난 당신 탓을 하는 것이 아닌데, 당신은 자꾸 내가 당신을 탓한다고 말했다. 그냥 당황스러웠다. 어색해지는 분위기가 싫었지만, 어쩌해야 좋을지 몰랐다. 그 친구가 바라는 사람이, 변명하지 않는 사람-이란 것은 나중에야 알았지만. 그땐 그래도 그 사람이 좋았다. 하지만 이제 다시 그때로 돌아간다면, 아니라고 할 것 같다. 이젠 편한 사람이 좋다. 자연스럽게 이어지는 인연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