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that Zagni
이웃집 꽃미남에 나오는, 프리랜서 편집자 고독미의 작업실 겸 거주 공간. 어차피 셋트이겠지만... 딱 내 스타일이다. 언젠가 내 작업실은, 이렇게 꾸며놓고 싶지만.... 전자 기기들과 함께 하는 이상 불가능하겠지...-_-; 그나저나 옆에 있는 프린터는 CD플레이어가 얹혀 있는데, 대체 어찌 출력하는 걸까나.... 음악도 트는 것을 본 적이 없는데.
오늘의 주제가는 이소라, 시시콜콜한 이야기. 파티가 끝난 밤, 술을 마시고 돌아오는 새벽, 한 통의 전화가 온다. 배터리가 떨어져가는 스마트폰을 꺼내 번호를 보니, 아주 오래 전, 내가 좋아했던 아이다. 무슨 일일까 싶어 전화를 받으려다, 그만 둔다. 이 아이에게 만큼은, 유독 마음이 모질어 진다. 많이 좋아했던 탓이 아니다. 오래 좋아했던 탓도 아니다. 내게 가끔 전화를 걸어온 것은 꽤 오래된 일이다. 새벽 4시에 전화를 걸어도 받을 사람은, 그리 많지 않으니까. 전화를 받다보면 항상, 뻔한 인삿말로 시작해, 서로 아는 사람들의 근황을 나누고, 지금 나와라-하는 말로 끝이 났다. 어디 왔더니 생각나서 전화했다고. 나와서 술 한잔 하자고. ...그리 듣기 싫지 않은, 달콤한 거짓말. 하지만 내가 좋아했던..
우연히, 목요일 낮공연은 1만원에 볼 수 있다기에 찾아보게된 연극, 너와 함께라면. 결혼을 하기 위해 노력한다-까지만 알고 갔는데, 그게 70세 노인과 28세 처녀-_-의 결혼이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 거기에 일본 작가가 쓴 이야기라는 것도. 처음엔 우리나라 80년대 같은 배경에, 90년대 문화를 넣은 것 같아서 살짝 어색하기도 했다. 무대도 한 가정집의 마루와 마당밖에 없는 것도 낯설었고. 하지만 기대 이상으로 내용이 좋았다. 배우들의 호흡도 딱딱 맞고, 거짓이 거짓을 낳아 산이 되는 뻔한 스토리조차 매력적으로 풀어나간다. 무엇보다, 우리가 그리워 하는 어떤 따뜻한 정서, 가족의 이야기를 억지스럽지 않게 풀어내간 것이 참 좋았다. 왁자지껄한 가족의 이야기. 서로가 서로에게 상처주기 싫어서, 어쩌다보니 ..
오늘의 주제가는 이현우, 거짓말처럼 기적처럼 사람의 말에는 항상 보이지 않는 ( )가 숨어있는 것은 아닐까, 생각했던 적이 있습니다. 그러니까, (니가 싫어졌으니) 이제 친구로 지내자 라거나, 시간나면 보자 (하지만 지금 당장 보고 싶지는 않아) 라거나 하는 말들. 내뱉는 말로는 다 알 수 없는 사람의 마음. 결국 알 수가 없는 서로의 마음과, 그래서 생기는 오해와 불신들. 꼭 그걸 말로 해야 아냐- (눈치껏 알아채줘)라는 사람들과, 내가 언제 말로 한 적 있냐 (그러니 나는 책임없어)라는 사람들 사이에서의 피곤한 관계. 좋아해-라는 말을 그래서 좋아하지 않았습니다. 그건 마치 좋아해-(그러니까 너도 나를 좋아해줘) 라던가, 좋아해-(그렇지만 거절하면 다른 사람 찾을 거야)라는 말처럼 들렸거든요. 니가 ..
싸이월드 앱에서 누구 생일이란 알림이 뜬다. 들어가봤다. 다른 미니홈피들처럼, 여기도 몇년 전부터 업데이트가 멈췄다. 그냥 그 아이의 옛날 사진첩이나 둘러보는데, 갑자기 내 얼굴이 가득 보인다. 처음엔 당황했다가, 나중에 시간대를 살펴보다, 아아, 그랬었지-라고 중얼거린다. 아아, 그래, 그땐, 그랬었지-라고. 벌써 꽤 긴 시간이 났지만, 아마, 호감을 품고 있던 사이였을거다. 그때는 몰랐지만, 지나고 돌아보니 분명히 보인다. 하지만 너와 나는, 정말 무엇이었을까. 그렇게 만나고, 얘기하고, 영화를 보고, 수다를 떨고, 같이 춤을 추고, 사진을 찍었지만... 정말, 너와 나는 무엇이었을까. 이상하게, 서로 상처를 주고받았던, 그 순간만큼은 분명히 기억한다. 그리고 자연스럽게, 우리는 멀어져갔다. 그래도 ..
기억하나요?1년전 오늘, 당신이 어디에 서 있었는지? 작년 이 시간, 나는 아침 일찍 일하러 나가기 위해 기지개를 켜며 소파에서 일어나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내가 '서 있다'라고 말하는 것은, 그런 의미가 아니죠. 좀 더 신뢰받을 수 있게 됐나요? 좀 더 실력이 늘었나요? 당신이 하는 일에 관심 있는 사람들과 더 많이 알게 됐나요??? 당신이 일을 관두면,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당신이 했던 일을 그리워하게 될까요? 새해 계획은 실천하기 어렵습니다. 현실의 장벽에 자꾸 부딪히기 때문이죠. 하지만 조금씩, 당신이 계속 그것을 해간다면, 분명히 당신이 이루고 싶은 결과를 만드는데 도움이 될거에요. 넘어지지만 마세요. Do you remember?A year ago today, do you remember wh..
올 한해 내가 뭘 했는 지를 간단하게 요약해 보니... 1월 - 오렌지스윙 MT, 티빙 블로거 데이, 블루스 강습2월 - 오페라 스타, Marin in, 티빙 CF 3월 - 홍콩 여행, 옵티머스 뷰 리뷰, CJ E&M 소셜 기자단 시작4월 - 더블로거 야유회, 보이스 코리아, 환이 출생, 경주 벚꽃, 남산 벚꽃, 뉴아이패드 구입5월 - 보이스 코리아, 지디넷 IT 방송 출연, 수원 소풍, 팟캐스트 강의6월 - 옵티머스 LTE2 리뷰, SNL코리아, 후쿠오카 여행, 지디넷 IT 방송 출연7월 - 화성인 바이러스, 헤이리, 건프라 시작, 북스캐너 구입, 환이 100일, 티빙 블로그 100만, 티빙 시대 강의8월 - 온2 살사 강습, 블루스 강습, 린디 강습, Marin out, 7492 모임, '대박 비밀'..
때론 웃는다. 때론 싸운다. 우리는 그렇게 살아왔어. 서로 즐겁게 떠들다가다 죽일만치 화도 내고, 버럭 성질을 내다가도 달콤한 말을 내뱉지. 우리는 그렇게 살아왔어. 때론 실망도 하고 때론 무심해 지기도 하지. 그래도 다행인 것은, 내 심장은 여전히 당신을 향해 두근거려. 백만년이 지나도 무뎌지지 않았지. 함께 했던 추억도 함께 나눈 따스함도, 잊혀지지 않았어. 그래서 여전히, 나에겐 살아갈 이유가 있어. 한마디 말도 내뱉을 수 없을만큼, 소중한 사람이 있으니까. 거기, 당신이 있으니까. 내가 말했잖아정말, 정말, 사랑하는, 사랑하는, 사람들,사랑하는 사람들은,너, 나 사랑해?묻질 않어그냥, 그래,그냥 살어그냥 서로를 사는 게야말하지 않고, 확인하려 하지 않고,그냥 그대 눈에 낀 눈꼽을 훔치거나그대 옷깃..
사람에게 쉽게 반한다. 나를 챙겨주는 사람에겐, 정말 쉽게 반하는 편이다. 남을 챙기고만 살아서였는지, 챙김을 당해본 적이 없어서 그랬는 지는 잘 모르겠다. 누군가가 나를 챙겨주면, 쉽게 반하고 만다. 그랬다. 늘상 그랬다. 먼저 연락하고, 먼저 데이트 신청을 하고, 먼저 다독이고, 먼저 챙겨주고. 내가 못나 항상 먼저 챙겼다. 혹시라도 일이 잘못될까 겁나, 그렇게 챙기고 다녔다. 마음이 멀어질까봐, 그렇게 챙기고 다녔다. 그렇다고 잘 챙겼던 것도 아니다. 내가 하고픈 것을 같이 하자고 챙겼던 거니까. 내가 하고픈 것을 다 따라올 사람이 세상 어디에 있을까. 혼자서 일 만들기 좋아하고 돌아다니기 좋아하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 세상 모든 것이 재밌는 일 투성이라, 하고픈 것이 너무 많으니 함께 할 사람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