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that Zagni
즐거운 날을 보내라! 그대의 콧구멍에 유약과 기름을 바르고 사랑하는 자의 몸 위에 연꽃을 놓으라. 즐거운 날을 보내라! 그리고 힘들어하지 말라. - 에서
그대여 깊이 숨어 있는 비밀을 알기 원하는가? 지식이 갇혀 있는 그대의 심장 속을 들여다 보라. 그 속에서 숨겨진 비밀을 알게 되리니, 모든 삶의 원천과 모든 죽음의 원천을. 인간이여 비밀을 말하노니 들으라, 오랜 비밀을 그대에게 밝히노니. 대지의 심장 깊은 곳에 꽃이 있도다. 모든 것을 그 형태 안에 가두는 정신의 원천이. 대지가 형체 속에 살아 있음을 그대는 알리라, 마치 그대가 그대 자신의 형태 속에 살아 있듯이. 생명의 꽃은 그대 자신의 영혼의 장소와 같아 대지로 흘러 들어가고 그대의 형태 속으로 흘러 대지와 그 자식들에게 생명을 주고, 모든 형태에 영혼을 새로이 하리라. - 중에서 - 이집트 고전 문헌
김광석의 기다려줘- 예전에 참 좋아했던 노래. 기타만 잡으면 불러대던 내 레파토리 중 하나. 하지만 가만히 다시보면- 이제는 참 촌스러운 노래가 되어버렸다. 그대 마음 이해하지 못하니까- 변하지 않는 사람이 되고 싶으니까- 그 마음에 다다를 길을 찾고 있으니까- 나를, 기다려줘- 하지만 이젠, 누가 그럴까. 이제 사람들은 이런 가사를 들으면서 코웃음을 치지 않을까- 잠깐의 두근거림과 잠깐의 설레임과 그리고 너무나 쉬운 이별- 이제 가벼운 트렌드가 되버린 연애-라는 것.
나에게 지워진 사람들, 주소도 안 떠오르는 거리들, 약속장소와 날짜들, 부끄러워해야 할 것들, 지켰어야만 했던 것들과 갚아야 할 것들: 이 얼마나 많은 것들을 세상에다가 그냥 두고 왔을꼬! 어느 날 내가 살었는지 안 살었는지도 모를 삶이여
모래알 하나를 보고도 너를 생각했지 풀잎 하나를 보고도 너를 생각했지 너를 생각하게 하지 않는 것은 이 세상에 없어 너를 생각하는 것이 나의 일생이었지
지나간 것은 지나간 것으로- 잊을 것은 잊을 것으로 인정하는 마음. 쓸데없이 상처받지 않고, 원망하지 않고- 가볍게, 웃음으로 받아넘길줄 아는 마음-
아침 저녁 방을 닦습니다 강바람이 쌓인 구석구석이며 흙냄새가 솔솔 풍기는 벽도 닦습니다 그러나 매일 가장 열심히 닦는 곳은 꼭 한 군데 입니다 작은 창틈 사이로 아침 햇살이 떨어지는 그곳 그곳에서 나는 움켜쥔 걸레 위에 내 가장 순수한 언어의 숨결들을 쏟아붓습니다 언젠가 당신이 찾아와 앉을 그 자리 언제나 비어 있지만 언제나 꽉 차 있는 빛나는 자리입니다.
그러니까 지난 12월말부터, 약속을 지키지 않는 사람에게 지나치게 민감하게 되었다. 아무래도 최 모양 사건 ㅡ_ㅡ 으로 인하여 그렇게 된 것 같은데... 약속을 하고도, 연락도 없이 나오지 않는 사람들- 연락조차 받지 않는 사람들- 그렇게 사람 걱정하게 만들고 결국 알고보니 허무한 이유로- ... 오늘도 그랬다. 도착한 약속 장소에는 아무도 없고- 결국 이후의 내 스케쥴은 모두 펑크- 40분이 지나야 겨우 한 사람이 나타나고- ... 어린 한 친구는 그렇게 말했다. 그런 일로 뭘 그렇게 마음 상하냐고. ... 화내지 않아야 정상인 건가. 이런 일은 화낼 일도 아닌 건가 ...모르겠다. 어느 순간부터 약속을 하고 안나와도 웃고 넘기면 그만인 일이 되버린 것인지.
이야기 할 때의 기본 자세는 상대방을 인정하고, 가만 가만 들어주는 것. ... 아주 오래전, 지독하게 실연을 당하면서 깨달은 지혜. 냉정한 척, 똑똑한 척- 지금은 니가 힘드니까 내 얘기가 고깝게 들리겠지만- 하면서 함부로 말을 내뱉는 사람들이- 얼마나 미웠었는 지를, 똑똑히 기억하니까. ... 당신이 얘기할때- 나는 당신의 이야기를 듣는 사람. 그러니까- 걱정말고- 아무런 얘기를 해도, 괜찮아요- 나는 당신을 비난할 생각도- 일상에 시시콜콜 간섭할 생각도- 누구랑 비교할 생각도- 충고하고픈 생각도 없으니까- 나는 그냥- 당신의 이야기를 듣는 것이, 참- 좋으니까.
당신을 닮은 인형하나 사러갔지 그곳에 한동안 서있었네 아무말없이 내맘에 숨어있는 내모습이 싫어서 허탈한 맘에 웃어보네 라라라라~ 당신을 닮은 인형 안고 난 걸었지 어느새 불꺼진 그 창가에 나는 서 있네 그렇게 사랑했던 내마음이 미워서 가늘게 눈뜬 하늘보네 라라라라~ 당신을 닮은 인형 내겐 소중했지 하지만 버리고 돌아왔네 나의 사랑도 하늘엔 당신 모습 왜이리도 많을까 눈을 감아도 보이네 안녕이라 하지마- 라라라라~ 좋은날- 노래에 담긴 사연 하나 가지고 있지 않은 사람이 어디 있을까마는- 이 노래는 언제 들어도 내게- 아무런 목적도 없이 헤매이던- 그 밤거리를 떠올리게 만든다. 성신여대 앞에서, 대학로를 지나, 광화문을 거쳐, 다시 이대 후문으로 가는 길을 밤새도록, 밤새도록, 밤새도록 걷고 또 걸었던 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