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that Zagni
바람부는 날은 너에게로 가고 싶다 잔잔히 반짝이는 물결의 비늘을 헤치며 우울한 너의 영혼 부서지도록 껴안으러 수면 위에 내려앉은 흐린 물안개에 젖어도 좋으니 피리소리처럼 흘러서 흘러서 너의 집 문 밖 늦가을빛 단풍나뭇잎이 지면 거기 함께 흙이 되더라도 너에게 밟히는 그런 흙이 되더라도. 우울한 당신을 보고 있으면 내 마음에도 아픔이 자꾸만 고여 괜찮아 괜찮아 라고 말해주고 싶어도 하나 바뀌지 않을 현실을 아니까 차마 아무런 말도 못하고 미안한 눈으로 그저 바라보고만 있어-
그 투명한 내 나이 스무살에는 선잠결에 스쳐가는 실낱같은 그리움도 어느새 등널쿨처럼 내 몸을 휘감아서 몸살이 되더라 몸살이 되더라 떠나 보낸 사람은 아무도 없는데 세상은 왜 그리 텅 비어 있었을까 날마다 하늘 가득 황사바람 목메이는 울음소리로 불어나고 나는 휴지처럼 부질없이 거리를 떠돌았어 사무치는 외로움도 칼날이었어 밤이면 일기장에 푸른 잉크로 살아온 날의 숫자만큼 사랑 이라는 단어를 채워넣고 눈시울이 젖은 채로 죽고 싶더라 눈시울이 젖은 채로 죽고 싶더라 그 투명한 내 나이 스무 살에는 살아온 날의 숫자만큼 사랑, 이라는 단어를 채워넣을 수가 있을까 그럴 수가 있을까
가갸로 말을 하고 글을 쓰세요 혀끝에서 물결이 솟고 붓 아래에 꽃이 피어요. 그 속엔 우리의 향기로운 목숨이 살아 움직입니다. 그 속엔 낯익은 사랑의 실마리가 풀리면서 감겨 있어요. 굳세게 생각하고 아름답게 노래하여요...... 1926년에 한용운이 읊은 시 '가갸날'의 한 귀절. 예전에는 한글날을 가갸날이라고 했다고 한다. 나는, 참 좋은 말을 가지고 말을 한다. 하지만 좋은 말로 좋은 말을 하고 있을까. 굳세게 생각하고 아름답게 노래를.
나는 어디를 응시해야 할지를 모르겠구나. 마음은 이렇게 사무친데 어디를 바라봐야 할지를 모르겠어. 이렇게 앉아보고 저렇게 앉아보다 바닥에 엎드려본다. 이렇게 엎드려본 지가 오래된 것 같은데, 줄곧 오래 전부터 이렇게 엎드려 있었다는 생각이 드는구나. 이렇게 엎드려서 줄곧 무엇을 기다렸던 것 같은 생각이 드는구나. 어렸을 땐 내가 이렇게 엎드려 있으면 네가 곁에 와 같이 엎드렸지. 그때 우리 엎드려서 무얼 기다렸니? 네가 내 곁에 엎드려 있다면 네게 묻고 싶어. 나는 어떤 사람이었느냐고. 여자가 남자에게 남자가 여자에게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묻는 이런 질문은 소용없단다. 시간이 지나면 형편없이 낯설어져 있거든. 나를 바라봤던 사람은 다른 곳을 보고, 나 또한 내가 바라봤던 사람을 버리고 다른..
실은 이 세상에는 장래성 따위 있지도 않은데, 생의 시간에 매달리는 나의 근성은 날마다 내일 들어갈 감옥을 만들어 낸다. 기간이 정해져 있으면, 그런 일들을 쉬 알 수 있다. 부자유스러움의 얼개를. 그리고 매사 물러날 때를 포착하는 것이 얼마나 생명을 활기 차게 해주는지를. 지금 이 영원한 상자 정원을 무너뜨릴 수 있는 것은 하나도 없다. 우리한테는 밤도 낮도 의무도 없고, 내일을 위해 지키지 않으면 안될 약속도 없었다. 모두가 우리처럼만 살고 있다면, 얼마나. 상대방을 잘 알 수 있을 텐데. 자기 자신을 잘 알 수 있을 텐데, 친절할 수 있을 텐데. 매사 물러날 때를 알면서 살고 싶어 미련하게 마음을 붙잡지 않고 가볍게 웃으며- 그렇게 그러면 나도, 친절할 수 있을까?
남자가 마을에서 맞는 일흔번째 일요일, 두 다리를 잃은 남자는 다시 광장에 모습을 나타냈어. 그리고 의자에 앉은 채 두 팔과 두 손과 양 손가락을 자유자재로 움직이면서 춤을 추기 시작했지. 그 춤이 다시 사람들의 입에 회자되어, 이 번에는 왕의 부하가 두 팔을 싹뚝 잘라버리고 말았어. 그런데도 백서른번째 일요일, 남자는 목을 교묘하게 움직이면서 목으로 춤을 춘 거야. 그리고 끝내 왕의 부하가 남자의 목까지 쳐버리고 말았는데, 땅으로 구르는 남자의 목을 본 마을 사람들, 놀라서 비명을 질렀지. 남자가 리듬을 바꿔가면서 눈꺼풀을 감았다 떴다하면서 눈으로 춤을 췄던 거야. 하지만 그 춤은 오래가지 못했지. 그리고 남자는 두 눈으로 피눈물을 흘리면서 죽어갔어. 남자의 육체는 이 세상에서 사라져버렸지만, 남자의 ..
"엇. 너 바보아냐?" 아버지가 말했다. 천천히 큰 소리로 말하는 모습은 변하지 않았다. 그리움조차 느껴져서, 어쩔수 없다고 생각하며 쓴 웃음을 지었다. 그래도 아버지손에 안겨져 있는 종이봉지안에는 엄마가 매우 좋아하는 딸기가 가득 들어있었다. 아버지의 어떤 이야기나 무엇보다도 많은 것을 말하고 있는듯한 기분이 들었다. 잠자코 있는 나를 보며 "이봐, 조언 해줄까?" 라고 아버지가 말했다. 그의 파카의 모자가 바람에 날리고 있다. 옛날, 어린 나에게 말해주던 아버지의 조언은 언제나 세상에 떠도는 소문으로 저질스러운 것뿐이었기 때문에 나는 미간을 찌푸리며 "뭐야?" 라고 말했다. "행복이란 말이지..죽을때까지 계속해서 달린다는거야" 바람속에서 상냥하게 눈을 가늘게 뜨며 아버지는 말했다. "게다가 가족은 어..
"남자가 마을에서 맞는 일흔번째 일요일, 두 다리를 잃은 남자는 다시 광장에 모습을 나타냈어. 그리고 의자에 앉은 채 두 팔과 두 손과 양 손가락을 자유자재로 움직이면서 춤을 추기 시작했지. 그 춤이 다시 사람들의 입에 회자되어, 이 번에는 왕의 부하가 두 팔을 싹뚝 잘라버리고 말았어. 그런데도 백서른번째 일요일, 남자는 목을 교묘하게 움직이면서 목으로 춤을 춘 거야. 그리고 끝내 왕의 부하가 남자의 목까지 쳐버리고 말았는데, 땅으로 구르는 남자의 목을 본 마을 사람들, 놀라서 비명을 질렀지. 남자가 리듬을 바꿔가면서 눈꺼풀을 감았다 떴다하면서 눈으로 춤을 췄던 거야. 하지만 그 춤은 오래가지 못했지. 그리고 남자는 두 눈으로 피눈물을 흘리면서 죽어갔어. 남자의 육체는 이 세상에서 사라져버렸지만, 남자의..
生まれ變わってもアタシでいたい 作詞 川村 惠里加 作曲 馬場 一嘉 唄 Whiteberry 飜驛 werfs OH YEAH LET'S RUN MYSELF 강해지고 싶다고 생각한 날도, 다정하고 싶다고 생각한 날도 내 멋대로 언제나의 나쁜 버릇 지금도 달리고 있어 다시 태어나더라도 나로 있고 싶어 끙끙대며 앓던 날도 두근대면서 다시 태어나더라도 내가 아니면 안돼 1-2-1-2-Non Stop!! 만약 눈물 흘리며 부서지기 시작한다 해도 금방 노래할테니까 사랑하고 싶다고 바라던 날도 사랑해주고 싶다고 생각한 날도 맑은 뒤 흐림 때때로 비가 오더라도 좀처럼 잘 할 수 없어 다시 태어나더라도 나로 있고 싶어 돌아보지 않고 자신감만을 품고 다시 태어나더라도 내가 아니면 안돼 1-2-1-2-NON STOP!! 멋대로에, ..
반짝반짝 빛나는 에쿠니 가오리 지음, 김난주 옮김 / 소담출판사 나의 점수 : ★★★ * 솔직히 고백하자면, 아직 안 읽고 있었습니다. 이 책 뿐만이 아니라, 에쿠니 가오리의 소설 모두를. 그러다- 오늘, 병원에서 차례를 기다리면서 읽기 시작하다가, 진료를 받고 나와서도 계속 읽기 시작하여, 터미날 강남 신세계앞 나뭇그늘밑 벤취에서 다 읽어버린 책. 소요 시간 약 세시간-_-;;; 쇼코, 멋져요. 당신같은 사람이라면, 언제라도 즐겁게 살아갈 수 있을거에요. ... 에, 그런데요, 미안하지만, 나라면 당신같은 사람이랑 살라면, 절~대로 무츠키 처럼은 못살거라구요. 아마 매일같이 치고받고 싸우고야 말걸요? 흠- 무츠키, 당신 -_- 쇼코 같은 사람 만난 것을 다행으로 알라고. 저렇게 듬뿍 좋아해주고 있잖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