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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감각 - 윤종신 본문

살아가다/화양연화

무감각 - 윤종신

알 수 없는 사용자 2014. 3. 15. 10:42




오늘의 주제가는 윤종신, 무감각.

친절과 호감을 착각했던 지난 며칠이 부끄럽게 지나갔다. 이별과 퇴직을 고민하고 있는 친구를 만나서 다독여줬다. 웃을 수 있게 해달라는 팔러를 만나서 그녀를 웃겨줬다. 그렇게 무심하게, 하루하루가 흘러갔다. 


사랑에 빠지면 그 사람이 달라보인다. 하나하나가 예뻐보이고, 하나하나의 행동에 자꾸 의미를 부여하게 된다. 나이가 들었다고 달라질까. 사랑에 빠진 남자는 언제나 똑같다. 하지만 조금은 다르다. 경험이 쌓인 탓일까. 어느 순간, 이게 사랑에 빠진 거란 것을 알아차린다. 그래서 마음을 낮춘다. 


'감기약을 먹어서 졸린거야'. 이런 마음과 똑같다. 왜 그런 지를 알고나니, 당황하지 않는다. 조금만 지나면 콩깍지가 벗겨진다. 그리곤 알게된다. 뭐가 사랑이고, 뭐가 친절인지를. 저렇게 해맑게, 나에게만 웃어주는 것이 아니란 것을. 바닐라 로맨스 아저씨의 말대로, 진짜 연애는, 단순하다.


...연락이 자주오면, 날 좋아하는거고. 내가 연락 했는데도 답장이 없다면, 날 좋아하지 않는거고. 


씁쓸하긴 하지만, 다시 일상으로 돌아간다. 어쨌든, 두근거릴 수는 있었으니까. 심장이 아직, 내가 살아있다고 말해주니까. 나쁘지 않다. 친절과 호감을 착각할 나이는 이제 지났다. 이어지지 않은 인연에 아쉬워할 나이도 아니다. 모든 것은 자연스러운 것이 가장 좋다. 자연스러운 호감과 다가감이 이젠 좋다. 그래서 그냥, 돌아간다. 삶으로.





누가 걱정해주면 괜찮다고 해야지

누가 상처 건드려도 그럴 수도 있는 거지

미치도록 아픈 뒤 무뎌진 내 맘 살갗은 

검푸르게 퍼져있는 그리움이란 멍으로


보고 싶던 날들이 폭풍처럼 지나가면

견뎌온 그 날 들에 길들여진 나 어느 샌가 아프지 않아

그냥 살아갈만해 하루하루 가긴 가거든

이젠 충분히 마취된 것 같은 나의 이별 뒤 사는 얘기


누가 이별했다면 괜찮다고 해야지

무뎌진 그 날 까지 견디고 또 견디라고

미치도록 아픈 뒤 무뎌진 내 맘 살갗은 

검푸르게 퍼져있는 그리움이란 멍으로


보고 싶던 날들이 폭풍처럼 지나가면

견뎌온 그 날 들에 길들여진 나 어느 샌가 아프지 않아

그냥 살아갈만해 하루하루 가긴 가거든

이젠 충분히 마취된 것 같은 나의 이별 견디기


가끔씩 풀려지는 그 어설픈 마취 기운

나를 한없이 깊은 그리움으로 그 지쳤던 서러움으로

너의 목소리 들려 나도 힘껏 불러보지만

이내 바로 깊은 밤 나를 재워줘 현실이라는 마취제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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