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that Zagni
너와 나는 무엇이었을까 본문
싸이월드 앱에서 누구 생일이란 알림이 뜬다. 들어가봤다. 다른 미니홈피들처럼, 여기도 몇년 전부터 업데이트가 멈췄다. 그냥 그 아이의 옛날 사진첩이나 둘러보는데, 갑자기 내 얼굴이 가득 보인다. 처음엔 당황했다가, 나중에 시간대를 살펴보다, 아아, 그랬었지-라고 중얼거린다.
아아, 그래, 그땐, 그랬었지-라고.
벌써 꽤 긴 시간이 났지만, 아마, 호감을 품고 있던 사이였을거다. 그때는 몰랐지만, 지나고 돌아보니 분명히 보인다. 하지만 너와 나는, 정말 무엇이었을까. 그렇게 만나고, 얘기하고, 영화를 보고, 수다를 떨고, 같이 춤을 추고, 사진을 찍었지만... 정말, 너와 나는 무엇이었을까.
이상하게, 서로 상처를 주고받았던, 그 순간만큼은 분명히 기억한다. 그리고 자연스럽게, 우리는 멀어져갔다. 그래도 나는, 가끔 이렇게 궁금하다. 너와 나는 정말 무엇이었을까. 너는 내게 무엇이었을까. 나는 너에게 무엇이었을까. 너와 나는, 정말 무엇이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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