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록일상 (14)
All that Zagni
원래 계획은 이게 아니었으나, 책읽다가 하루가 그냥 갔다. 블로그에 포스팅도 못함. 킨들로 읽은 Crush It! 나름 괜찮았지만, 역시 영어는 읽는데 시간이 2배로 걸린다.
새벽 5시까지 원고 쓰고, 7시 반에 다시 일어나 라디오와 인터뷰하고, 새로 시작하는 프로그램들 정리해서 올리고, 어제 다녀온 간담회 글 하나 쓰고 났더니 벌써 오전 11시 반. 뭔가 분주하지만, 재미는 있다. 옛날로 돌아간 기분. 오후까지 잘 버틸 수 있을지가 걱정이지만. 중간중간에 티빙 덕분에 와 도 시청..(정확히는 청취)중. 부디 흐트러지지 않기를. 갑자기 길 잃고 헤매지 않기를.
술 먹고 들어와서 잠시 뻗었다가, 화장실 가기 위해 일어났다. 일어나서 잠시 컴퓨터 하다보니, 잠이 안온다. 지금은 오전 6시 23분... 그냥 이것저것, 생각이 많이 드는 날들이다. 누군가를 만나서, 다시 어떻게 살아가야 할 지... 내 마음에, 유리문을 달아놓은 것은 아닐까하는 생각도. 투명해 보이지만, 다가오다보면 부딪히는, 유리문을. 있다가 전화영어도 하고, 치과도 가야하는데... 그러고보니, 요즘은 세월이 참 빨리 지나간다. 휙휙휙. 올해도 벌써 얼마남지 않았네.
지난 9월 24일, 영등포 타임스퀘어에서. 요즘 오픈 기념으로 이런 공연을 많이 한다. 이 날은 탭댄스와 재즈의 만남..이랄까. 평소에 탭댄스는 어떤 음악에 맞춰서 추는 춤일지 궁금했는데, 대충은 풀렸다. 뒤에 있는 자라 매장은, 남자 옷은 별로 쓸만한 것이 없었다는. 무엇보다, 재고정리 코너가 없었다. 자라와 갭은 재고 정리가 맛인데.
새벽 6시 기상, 개인 살사 강습 시작- 아침 8시, 수훈이 만나서 감자탕으로 아침 식사 오후 1시, 준호 결혼식 애림, 쭌, 꼬리, 지아- 만나서 식사 오후 5시 이경우, 박수아 집들이 이 녀석들 언제가 일낼줄 알았지.. (응?) 현수, 종환 보고 홍대로 고고씽 7시, 자그니 책나눔 모임 조은숙님- 검색으로 오셨다는데, 반가웠다. 라이님- 첨 뵜는데, 아티스트 타입? 그리고 언제봐도 친근한 우람, 후유소요, 피아노, 싸이, 쭌, 론. ... 나가는 아니나 다를까 여전히 안오고, 마말님이 오셔서 깜짝- (안오실줄 알았음) 삐아----님의 안경. 안경 바꿔볼까-하는 생각을 들게 해줬다는.
담배피러 베란다에 나갔다가, 보고 깜짝 놀랐다. 마치 산이 하나 더 생긴 것 같았다는... 그나저나, 날도 조금씩 서늘해져 간다. 마음이 푸르다. 다시 시작하는 기분이다.
썬업 파인애플 쥬스, 베이글 1개, 보이진 않지만 샐러드 한 상자, 계란 오믈렛, 스프 3인분. 유통기간 얼마남지 않은 것들을 처리하기 위해 한 가득 먹다보니... 배 터지는 줄 알았다. 오믈렛은 이제 잘 부서지게 할 수 있게 되었음. 역시 버터가 아니라 식용유를 써야...-_-;; 미국서 사가지고 온 스위스 치즈는 갈수록 처치 곤란. 약간 쓴맛이 나서 잘 안먹게 되는데.... 나도 점점 골드 싱글이 되어갈라나-
마지막 남은 호밀 식빵 세쪽, 토스트해서 먹음. 옆에 있는 것은 오믈렛. 레시피대로 했는데, 햄의 분량이 너무 많아서 터져버렸다. ... 간단 레시파라는 것은 앞으로 믿질 말아야지- 제수씨가 가져다 준 감자 샐러드, 우유값이 비싸서 대신 사온 자몽 주스. 슬슬 혼자사는 것에도 적응해 간다. 생각보다 굉장히 잘 지내는 것 같아서 흐뭇.
오늘 엠넷 공개방송은, 바닥이 진흙탕이라서 조금 난감. 아무리 기자의 실력은 닳고 닳은 구두 뒷꿈치가 말해준다지만.. CJ헬로비전 담당자에게도 조금 화나다. 아무리 회사에서 왔다지만, 분명히 기자들 자리가 따로 있음에도 못들어가게 하는 건 또 뭐라냐....-_-;; 덕분에 나만 제대로 사진 찍을 수 없었잖아...
저녁시간, 수훈이네 집에서 집들이. 어머니, 나, 수훈, 제수씨- 이렇게 네 사람. 이모도 올줄 알았는데 안오셨음. (속으로 은근히 다행...-_-;) 떡쌈고기완자와 연어가 들어간 월남쌈이 맛있었음. 대나무밥도. ...살아가면서, 은근히, 의무적으로 해야만 하는 일들이 늘어난다지만... 그것도 모두가 짊어져야만 할 몫. 조금 더 즐겁게 받아들이자.
오늘이면 올해 상반기에 진행된, 많은 감정들이 마무리가 될 것 같다. 그리고 시즌2, 새롭게 시작. 내 마음속 드라마의 주인공이 되어줬던 사람들에게, 밉고 고운 것을 떠나, 감사를.
정확하게는 상상마당에서 일하면서, 나한테 약장수란 별명을 붙여준 친구. ...라지만, 아직 제대로 술을 마셔본 적이 없는듯. 이 친구도 내 이름을 모를 거고, 나도 이 친구의 이름을 모른다. ..다만 바이크가 탐날뿐. (응?) 홍대, 光 앞에서.
요즘 들어 있었던, 관계에 있어서 몇가지 실수. 하나, 잘 모르는 사람의 파트너 신청을 받아들인 것. 누군가가 먼저 신청했다는 사실에 바보같이 좋아하고 있었던 거겠지...; 하지만 낯가림이 은근히 심한 내 성격상, 잘 모르는 사람과 갑작스럽게 친밀한 관계가 된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했던 것을. 중간이라도 빨리 끝이 난 것이 다행이었다. 내 자신에게도 무리였고, 상대방에게도 예의가 없었을 관계. 다신 이런 실수 반복하지 말자. 둘, 관계의 화학작용. 외로움을 많이 타고 있는 요즘. 관계의 화학작용이 잘 일어나지 않는다. 아니, 더 정확하게 말하자면.. 이제 그 화학작용을 이어가기 위해 무엇을 해야할지 모르겠다. 내 자신을 그냥 온전히 받아들여주는 사람... 그런 사람 하나 만나는 것이 생각보다 참 힘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