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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맹수의 눈을 갖게 되었다 - 조승연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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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맹수의 눈을 갖게 되었다 - 조승연

자그니 2006. 8. 16. 14:47
뉴욕에서는 생산과 소비가 한 장소에서 이뤄진다. 뉴요커는 매일 자기가 누리는 만큼 누군가가 고생해서 만들어야 한다는 것을 눈으로 보면서 산다. 그래서 뉴요커는 공짜를 거부한다. 땀 흘리지 않고는 아무 것도 만들어질 수 없는 현실을 날마다 목격하기 때문이다. - p94

그런 뉴욕이 어떻게 해서 그 지독한 고질병을 털어내고 다시 한번 세계 속에 우뚝 서게 되었을까? 그들은 길거리에서 마구 분출되어 나오는 힘과 에너지에 등을 돌리지 않았다. 그들은 생각의 깊이와 새로운 영감을 위해 현대적 편의시설과 안정된 삶을 포기할 줄 아는 플레뉴르의 정신을 물려받았다. 그들은 오히려 방탕한 생활 패턴과 길거리 삶 자체를 예술적 삶으로 이해하자는 보헤미안 정신을 숭배하고 자신들도 그 대열에 끼려고 노력했다. 영혼에 굶주리지 않는 도시는 결국 살아난다. -p153~154

뉴요커들은 어떤 대의명분으로도 자신의 자유와 생명을 타인의 결정에 맡기지 않는다. ... '미국' 사람들은 뉴요커는 조국을 위한 전쟁에도 참가하지 못하는 겁쟁이들이라고 놀려댔다. 하지만 뉴저지나 메사추세츠 사람 중 몇 사람이나 정치인을 위한 전쟁에서 목숨을 버리느니 내 자신의 자유와 생존권을 스스로 지키기 위해 용감하게 싸울 수 있었을까? 누가 법과 국가와 제도라는 정치인의 술수에 순순히 넘어가지 않고 자기 스스로 살 길을 정할 수 있는 권리는 찾으려고 손에 손에 쇠파이프를 쥐고 군인들이 퍼붓는 총탄 속으로 용감하게 뛰어들었을까? -p171~172

나는 거리를 항해할 줄 안다. 나는 경쟁의 치열함을 안다. 나는 생존의 어려움을 안다. 나는 위대함을 위해 희생할 줄 안다. 나는 아무 것도 없이 살줄 알지만, 모든 것을 가져본 사람이다. 나는 제도와 현실을 넘어서서 싸울 줄 아는 용사이다. 나는 혼자서 수백 마리 들소를 공포의 도가니로 몰아넣을 수 있는 사자다. 너는 누구냐? -p187~188


나는 맹수의 눈을 갖게 되었다
조승연 지음 / 랜덤하우스중앙
나의 점수 : ★★

한 뉴욕 유학생의 뉴욕 찬가.

도시의 구조가 어떻게 문화를 낳고, 사람을 바꾸고, 잘못된 개발이 어떻게 사람을 죽일 수 있는 지에 대한 그의 비판은 귀기울여 둘만하다.

...그리고 그의 이야기를 듣다보면 알 수 있다. 서울에서 사는 사람들은 서울을 사랑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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