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that Zagni
오세훈 서울시장과 블로거들의 만남 본문
사실 참여자의 면면을 보시면 아시겠지만... 좀 화기애매한 자리였던 것 같긴 하네요. 편하게 얘기하는 자리를 만들어보자, 뭐 허심탄회하게 이야기해보자-라는 취지의 자리였겠지만...:) 사진 찍고 농담하는 사람도 어쩐지 저 혼자 -_-였던 것 같고... :)
그날 두시간 반 동안 나눴던 대화의 주제만 해도 무려 쓰레기 시멘트 문제(당연한가요?), 성미산 문제, 북한 탈북자 문제(탈북 청소년 교육문제 포함), 남북 관계(응?), 서울시안에 내재한 갈등 해소의 방안, 서울 발전 방안, 주택 문제 및 뉴타운 문제, 청계천 문제 ... 그리고 말많았던 서울시청 철거문제까지.
...사실 이 정도면 전부는 아니겠지만, 일반 블로거들이 서울시에 대해 관심 가지고 있는 문제는 거의 다 이야기 된 것 같습니다. 쓰레기통과 흡연, 하이서울 페스티벌...같은 문제만 빼면 거의 다 나온듯 싶습니다.
뉴타운, 그리고 서울 시청
오세훈 서울시장님의 인상은, 음... 뭐랄까요. 정치인치고는 잘생겼다-_-;;; 이미지. 키도 크고, 인물도 좋으시더군요. 하지만 조금 피곤해 보인다는 느낌도 함께 받았습니다. 그리고 여러가지 갈등 조정과정에서 좀 피곤함을 느끼고 있구나...라는 생각도.
정책간담회는 아니었으니, 그날 나눴던 이야기를 다 이야기해 드리진 못하겠네요. :) 그리고 저도 하고 싶은 말 다 하고 나왔다고는 못하겠습니다. 이것저것 말하고 싶은 것은 많은데, 민원 처리하는 곳도 아니었으니... :)
제가 한 이야기는 주로 뉴타운 문제와 그로 인해 발생한 대학생들의 어려움, 그리고 당연히 서울시청 철거 문제였습니다. 그 때문에 서울시청 신청사의 디자인이 '상어 아가리' 모양(자그니) 라는 저와 '한국 고유의 처마' 모양(오세훈 서울시장)이라는 가벼운 신경전(?)도 있었답니다. 뭐, 만족할만한 대답이 있었는가 아닌가는 중요하지 않을 것 같습니다(만족하지 못했단 이야기입니다. :).
... 그래도 이렇게 직접 이야기할 기회가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큰 발전이 있었다는 생각입니다. 전임 시장(이명박)과의 간담회에도 참석했었다는 다른 한 분이, 뒷풀이에서 이렇게 얘기하시더라구요. 전임 시장은 자기 할 말만 하려고 했는데, 그래도 오세훈 시장은 사람 말을 들으려고 하는 모습이어서 좋았다고.
그렇지만 오세훈 시장님은 간담회 내내, 자신의 '서울에 대한 비전'이 담긴 디자인 서울 강연을 미리 들었다면 어땠을까-하는 아쉬움을 표명하시더군요. 다들 서울시에 대한 비판을 하지만, 자신의 이야기를 한 번 들으면, 왜 서울시의 정책이 이렇게 집행되는 지에 대해서, 서울시의 새로운 미래에 대해서 알 수 있었을 텐데..하시면서.
본의 아니게 모르는 척 듣고는 있었지만, 디자인 서울에 대해서 전혀 모르고 있지는 않은 입장에서, 한말씀만 드리면... 앞에서 옳다, 멋지다-라고 하는 사람들, 너무 많이 믿지는 않으셨으면 좋겠습니다. 정치인이 비전을 가지고, 그 비전을 제시하는 것은 당연하고 필요한 일입니다. 하지만 세상은 그 비전에 동의하는 것이 아닌, 그 비전이 구체적인 정책으로 실행됐을 경우 떨어질, 떡고물에 눈이 먼 사람들이 훨씬 더 많습니다.
새로운 서울시의 비전이 확산되지 않는 이유도 실은 거기에 있기 때문입니다. 그 비전에 동참하겠다- 그렇다면 나는 이런 이런 것을 하고 싶다-라는 자생적인 확산 과정이 미비한 현재의 모습.
...그리고 뒷풀이에서 블로거 뉴스를 이야기하다
사실 재미있는 이야기는, 뒤에 이어진 뒷풀이에서 더 많이 나왔어요. :) 자연스럽게 다음 미디어 본부-분들과 블로거들이 만나는 자리였거든요. 여기서 확인한 두가지 사실을 조심스럽게 말씀 드리면 아래와 같습니다.
① 블로거 뉴스 베스트의 변화가 느릴 때는, 보통 미디어 다음의 업무가 너무 많을 때다.
② 조만간 블로거 뉴스 베스트도 자동으로 처리될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
그리고 성미산 문제(언제 한번 탐방 가기로 했습니다.), 쓰레기 시멘트 문제 등등- 각자의 영역에서 못다한 이야기들과 다음 블로거 뉴스에 바라는 여러가지 이야기들도 잔뜩 쏟아져 나왔던 것 같습니다. 미디어 본부의 이명행님, 임지혜님, 반가웠습니다!
* 마지막 에피소드 하나 - 간담회 끝나고 맥주라도 한 잔하러 가자고 이야기하면서 나눈 이야기.
자그니 : 식사는 좀 하셨어요?
최병성님 : 저는 거의 남겼답니다.
모님(기억이..) : 저도 반 밖에 못먹었어요.
모님 : 저도요.
자그니 : 아, 예, 저도 실은....
다들 조금 긴장하신 듯, 아니면 할 말이 많으셨는지, 다들 식사는 별로 안하셨더라구요. 그제서야 알게되었습니다. ... 깔끔하게 다 먹은 사람은, 저 밖에 없었단 말입니까! (차마 말하지 못했습니다...OTZ)